승 이 도

헌법재판소, 헌법연구관, 법학석사

Venice Commission’s Response to the Crisis of Tunisian Democracy

Lee-Do Seung

Constitutional Court, Rapporteur Judge

초록 : 2011년 ‘존엄성 혁명’은 튀니지에서 시작되었다. 장기집권하던 권위주의 정권을 민주화 운동으로 무너뜨리고 정치세력 간의 타협에 의해 2014년 민주주의 헌법으로 개정한 튀니지 혁명의 성공적 이야기는 아랍 전체로 확산되어 ‘아랍의 봄’ 또는 ‘재스민 혁명’으로 불리게 되었다. 과거 아랍문화와 민주주의는 양립 불가능하다는 ‘아랍 예외주의’가 팽배해 있었으나 이는 잘못된 편견에 지나지 아니한 것으로 보였다. 후쿠야마의 주장과 같이, 아랍지역도 서유럽과 같은 역사발전의 종말단계에 진입하는 것으로 평가되었다.

그러나 2023년 현재의 시점에서 지난 10년을 돌아보면, 과거의 희망 섞인 전망과는 전혀 다른 상황이 전개되었음을 알 수 있다. 이집트·예멘·시리아 등 다른 아랍국가들의 재스민 혁명은 실패로 돌아갔고, 유일하게 선거민주주의로 이행하여 성공으로 평가받던 튀니지마저도 민주선거로 당선된 대통령의 ‘국가비상사태 선포’와 ‘대통령령 통치’로 인해 2014년 헌법은 종말을 맞이하여 새로운 권위주의 체제로 전환된 상태이다. 아랍의 봄은 어느새 ‘아랍의 겨울’이 되어버린 것이다.

이 글에서는 2011년 아랍의 봄과 그로부터 10년 후 변화된 튀니지 상황을 설명하고, 이를 바탕으로 민주화 운동을 통해 탄생한 2014년 헌법의 주요내용과 대통령의 비상조치 내용을 확인한 다음, 이에 대응하기 위한 베니스위원회의 검토보고서와 긴급성명을 자세히 살펴봄으로써, 튀니지 사례로부터 얻을 수 있는 헌법적 함의를 분석하고 시사점을 모색해 보았다.

튀니지 민주주의 위기와 베니스위원회의 대응을 분석하는 것은, 우리나라의 선거제도와 국민투표를 개선하고 비상사태를 관리하며 헌법재판의 기능을 유지함에 있어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