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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공보팀 조회수 3892 작성일 2023-11-01 오후 7: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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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담의 법실증주의와 국적취득권의 조우– 벤담은 국적을 가질 인간의 권리를 부정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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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담의 법실증주의와 국적취득권의 조우

벤담은 국적을 가질 인간의 권리를 부정하는가


김 효 권 (1저자, 국립부경대학교 조교수, 법학박사)

강 영 선 (교신저자, 고려대학교 일반대학원 법학과 박사과정수료생)


Bentham’s Legal Positivism Encountering Right to Nationality
- Would Bentham Deny the Right to Acquire Nationality?

Hyo-Kwon Kim (Pukyong National University, Assistant Professor, Ph.D. in Law)

Young-Sun Kang (Korea University School of Law, Juris Doctor candidate)



초록 : 국적은 본래 각 국가의 고유한 관할에 속하는 사안으로 여겨져 왔다. 그러나 제2차 세계대전 중 나치 독일이 시행한 대규모 국적박탈정책은 인권의 사각지대에서 어떠한 모국으로부터 보호받지 못하는 무국적자의 현실을 직시하는 계기를 마련하였다. 이에 일국의 국민이 될 수 있는 자연인의 권리로서 국적취득권은 1948년 세계인권선언을 위시한 다수의 조약에서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국적취득권은 응당 자연법적 사고에 기초하여 형성된 것이라 볼 수 있다. 전쟁에 따른 인권 유린은 19세기 의사주의에 기초한 법실증주의에 대한 비판과 더불어, ‘있어야 할 법을 적극적으로 추구한 자연법론으로의 회귀를 초래하였다. 더욱이, UN 무국적감소협약, 유럽국적협약과 같은 현대의 조약은 국적취득권에 상응하는 국가의 의무, 즉 무국적을 방지해야 할 당사국의 의무를 명시하는바, 오늘날 국적취득권을 실현되기 어려운 일종의 추상적·선언적 권리로 단정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이 논문은 국적취득권이 자연법적 사상에서 도출되었다 하여 법실증주의가 곧 그러한 권리를 부정할 것이라는 추론이 잘못되었음을 지적하고 있다. 이를 위하여 논문은 법실증주의 전통을 열었다고 평가받는 벤담의 이론이 국적취득권과 결코 대치·대척되지 않음을 논증한다. 벤담은 자연권을 비판하며 권리는 법적인 권리만 존재할 뿐 도덕적 권리는 터무니없고 공허한 주장이라 평가했다. 다시 말해 권리는 법으로 뒷받침되는 정치 공동체 안에서만 의미 있게 존재한다는 것이다. 이를 뒤집어 생각하면, 바로 그러한 정치 공동체에 속할 권리, 즉 법으로 뒷받침되는 여하한 권리를 누리기 위한 전제 조건으로서 국적취득권의 당위는 인정된다. 오늘날 국적취득권을 뒷받침하는 논리 역시 이와 다르지 않다. 국적취득권의 핵심은 국민의 기본권을 파생시키는 권원의 보유에 있다. 국가의 실정법이 규정하는 일련의 권리를 누리기 위한 선결적 권리로서 국적취득권을 설명하는 현대의 이론과 판례는, 법적 권리만이 의미 있는 권리라는 벤담의 이론과 일맥상통한다.


더욱이, 벤담의 이론은 국적취득권과 양립 가능할 뿐만 아니라, 국적취득권을 지지하는 이론으로 재구성될 수 있다. 그는 자연권 대신 법으로서 보장되는 자유라는 의미의 안전을 강조했는데, 이는 어떠한 법공동체의 보호도 받지 못하는 무국적자가 자유가 아닌 안전을 누리기 위하여 국적을 취득해야만 한다는 당위를 도출한다. 또한 입법자에게 자국민뿐만 아니라 국가 밖에 있는자의 행복까지 고려하도록 요구한 벤담의 보편주의 사상은 무국적자에 대한 능동적 보호를 지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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