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피해 방지와 실체적 진실 발견을 위한형사사법제도 개선 방향을 제안한다.대한변호사협회(협회장 김정욱)는 최근 국회에서 논의 중인 형사소송법 개정 등 수사제도 개편 방향과 관련하여, 형사사법체계의 근간을 설계함에 있어 ‘국민의 피해 방지’와 ‘실체적 진실 발견’이 단 하나의 절대적 기준이 되어야 함을 강조한다. 어느 기관이든 일방적인 권한을 독점하면 결국 부패하기 마련이다. 따라서 형사사법체계는 상호 견제와 균형을 바탕으로, 각 기관에 신속성과 권한 및 책임이 적절히 부여되어 제대로 작동할 수 있도록 신중한 고려하에 설계되어야 한다.특히 최근 초동수사의 부실, 수사기밀 유출, 증거인멸 정황 등이 문제 된 사건들이 잇따르면서, 수사기관에 대한 견제와 형사사법체계 개선의 필요성이 더욱 분명해지고 있다. 어느 수사기관이든 그 판단이 외부의 견제와 검토를 벗어날 때 사건의 실체가 묻히고 국민에 대한 부당한 기본권 침해가 발생할 수 있다. 이러한 위험을 줄이기 위해서는 수사기관 사이의 견제뿐 아니라, 수사절차 전반에서 변호사 등 법률전문가가 국민의 방어권과 피해자 권리구제를 실질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어야 한다. 이에 대한변호사협회는 국민 피해를 방지하고 국민의 기본권을 수호하기 위하여, 다음과 같은 형사사법제도 개선 방향을 제안한다.첫째, 실체적 진실 발견과 죄에 상응하는 처벌이 가능하도록 검사의 직접 보완수사 허용 범위를 합리적으로 설계해야 한다. 대다수 국민의 삶과 직결되는 비정치적 성격의 ‘민생사건’에 그 범위를 한정하여 인정할 필요가 있다. 그게 아니라면 최소한 경찰이 송치한 범죄사실과 ‘동일성이 인정되는 범죄’, 즉 1개의 목적을 위한 동시 또는 수단·결과의 관계에 있는 범죄나 기본적 사실관계가 동일한 범죄까지는 보완수사를 예외적으로 인정하는 방식으로 수사 공백을 보완할 필요가 있다. 최근 ‘장윤기 살인 사건’에서 검찰의 보완수사가 없었다면 치명적 판단 누락과 증거 인멸이 암장될 뻔했던 사례는 견제 장치로서 보완수사권의 필요성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이다. 아울러, 대한변호사협회가 전국 회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보완수사요구권과 보완수사권을 모두 부여해야 한다"?는 응답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 바 있다. 이는 제도의 현실적 효용성 측면에서 사법경찰관의 수사를 견제하고 그 공백을 메울 시스템이 필수적이라는 법률전문가들의 주요한 목소리이다.둘째, 만약 이러한 제한적인 보완수사권마저 인정되지 않는다면, 국민을 위한 사건의 이중 점검과 부실수사로 인한 사건 암장 차단을 위해 ‘?전건송치’? 도입 여부도 긍정적으로 검토되어야 할 것이다. 특히 살인, 아동 범죄와 같은 중대범죄 사건, 공익적 가치가 큰 사건 등 국민의 중대한 권리 침해 또는 공익 훼손이 우려되는 사건에 대하여 재도입할 필요성이 크다.셋째,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되는 특별사법경찰관(이하 ‘특사경’) 수사에 대해서는 법률전문가의 지휘감독권이 확보되어야 한다. 식품, 환경, 노동 등 전문 행정 영역을 담당하는 대다수 특사경은 강제수사 실무나 형사소송법 지식이 부족할 수밖에 없으므로, 법률전문가의 법리 검토가 배제될 경우 치명적인 수사 질 저하가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특사경의 수사 전문성과 적법성, 공정성을 제고하고 국민의 방어권 보장과 조화를 도모하기 위해 수사 단계에서 법률적 쟁점 등을 검토할 수 있도록 ‘특별사법경찰관 전담법률관 제도’?를 신설해야 한다. 또는 중앙부처와 지방자치단체의 법무담당관 배치를 의무화하여, 특사경 수사의 개시, 강제수사, 사건 처리 등 국민의 기본권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절차에서 변호사의 실질적 검토와 통제가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넷째, 형사사법체계 변경 논의가 자칫 수사기관 간의 권한 배분에만 매몰되는 것을 경계하며, 수사 과정의 투명성 확보와 범죄피해자 권익 보호를 위한 제도적 장치를 대폭 강화해야 한다. 어떠한 사법체계의 변화도 그 중심에는 실체적 진실 발견과 범죄피해자의 실효적인 권리 구제가 자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일부 범죄에 한정된 피해자의 의견진술권, 증거 관계 서류 및 증거물 열람·등사권, 이의제기권 등 보호 제도를 수사 단계까지 확대 보장하고 적용 범죄도 넓혀야 한다. 특히 피해자변호사 제도는 범죄피해자의 실질적 권리구제를 위한 핵심 제도로서, 수사구조 개편과 함께 전면적으로 확대·정비되어야 한다. 범죄피해자가 수사단계부터 독립적인 법률 조력을 받을 수 있도록 피해자변호사 선임을 명문화하고, 피해자변호사가 구속 전 피의자신문, 증거보전절차, 공판준비기일 및 공판절차 등 에 참여하여 의견을 진술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아울러 피해자변호사에게 피해자의 권리구제에 필요한 소송행위 대리권 등 피해구제 절차 전반에 대한 참여권을 전폭 확대해야 한다. 이에 더하여 현행 피해자 국선변호사 제도를 개편하여 국가는 예산과 정책을 담당하고, 대한변협이 전문성을 반영한 변호사 풀(pool)을 운영하며 지방변호사회와 연계해 신속한 초기 법률지원이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개선해야 한다.다섯째, 수사권 조정 등 형사사법체계의 급격한 개편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수사의 공백과 지연을 방지하고 국민의 방어권을 두텁게 보호하기 위해 변호인 조력권을 획기적으로 강화해야 한다. 우선 피의자신문 및 참고인 조사, 전자정보 압수수색 등 주요 수사 단계에서 변호인 참여를 원칙적으로 의무화하여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실질화해야 한다. 또한 의뢰인과 변호사 간의 비밀을 두텁게 보호하기 위해 변호사법상 신설된 ‘변호사비밀유지권(ACP)’을 형사소송법에 구체화하여, 압수물 및 증언 거부권을 명문화하고 수사기관의 처분을 다툴 수 있는 준항고 절차를 특칙으로 마련해야 한다. 나아가 수사 전 과정에서 인권 침해와 수사권 남용을 예방하고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 변호사 자격을 가진 ‘수사인권보호관’ 제도를 신설하여, 실효적인 시정 요구 및 수사 방식 변경, 수사관 교체 권고 권한 등을 부여해야 한다.형사사법체계는 국민의 생명, 신체, 재산과 직결되는 국가의 중추이므로, 특정 기관의 권한 통제나 확대라는 정치적 목표 아래 사법 정의의 근간이 흔들려서는 결코 안 된다. 기본적 인권을 옹호하고 사회정의를 실현하는 것을 절대적 사명으로 삼는 법률가 단체인 대한변호사협회는, 형사사법제도 개편이 국민의 기본권에 대한 부당한 침해로 이어지지 않도록, 충분한 검토와 신중한 고려를 거쳐 관련 제도를 설계할 것을 역설한다. 국회와 정부는 본 협회가 제시한 위 5가지 핵심 제안을 입법 과정에 온전히 반영하여,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철저히 보호하는 책임 있는 사법제도를 확립할 것을 무거운 뜻으로 강력히 촉구한다.2026. 7. 10.대한변호사협회협회장 김 정 욱
